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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산의 순간: 김예진 작가

Q1. 작가님을 소개해주세요.
작가님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자연의 정취를 풍경이나 질감으로 도자기에 담아내는 김예진입니다. 높은 실용성보다 개인적 의미와 심미성 위주의 도자기 오브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들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작업 역시 다량생산보다 물레 작업 또는 핸드빌드를 통해 유일무이한 사물을 제작합니다. 인간의 모습과 유사점을 지닌 나무를 중점으로, 자연을 재해석하여 하나의 세상을 표현합니다. 숲 속을 거닐다보면 생김새와 키, 체형, 나이 등 고유한 각자만의 모습 을 가진 인간처럼 각기 다른 무늬, 두께, 크기의 정체성을 가진 나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나무들이 모여 밀집된 숲은 사회와 닮았고, 숲이 이어진 산은 세상으로 해석되어 나무 오브제를 차곡차곡 모아 숲을 만들고 산을 형상화하여 풀어냄으로써 저만의 작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업 중 입니다.


선보인 작업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앞서 설명드린 나무 오브제로 작은 숲, 작은 동네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전시대에 오른 작품들이 거대한 숲이라기엔 규모가 작지만 훤칠하게 키가 큰 나무, 한 손에 알맞 게 들어차는 나무,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서있는 나무 등 서로 다른 무늬와 형태로 표 현된 나무들이 한 동네를 이뤄냅니다. 본 작업을 통해 관람자 개인이 가진 숲의 기억 이 되살아나길 기원하며 장면을 연출해보았습니다. 저마다 다른 나무결과 나이테를 걸친 나무 오브제 중 가장 나와 닮은 혹은 가장 시선이 가는 나무를 선택하여 잔, 화 병, 인센스 홀더, 연필꽂이, 트레이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작가님에게 자연은 어떤 의미인가요? 

영감의 근원이자 위로의 의미가 큰 듯 합니다. 집 근처 천변에 유난히 크고 멋진 플라타너스 나무가 있는데 제멋대로인 나무껍질 모양과 수더분한 나뭇잎의 정취를 집에 옮겨두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웃음) “집에서 기분 좋게 바라볼 수 있는 나무를 만들자!”에서 작업이 시작되었고 걸음이 향하는 곳에 나무가 있다면 관찰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관찰하다 보니 모두 다른 개성의 나무가 사람을 닮았 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제 작업 세계가 뚜렷해짐과 동시에 나무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계절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나무가 푸른 계절에 혼자 집 근처 천 이나 공원을 거닐며 무거웠던 머릿속을 비우고 옵니다. 풀벌레 소리, 나뭇잎이 바람 에 스치는 소리, 나뭇잎 사이사이로 은은히 비추는 빛과 나무 그림자를 바라보며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는 나무에게 말없는 위로를 받곤 합니다.

이번전시의 주제가 되는 ‘집’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표면적으로 휴식이란 의미가 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돌봄의 공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없이 쉬기 보단 스스로의 내,외면 상태를 살피고 닿아있는 인간관계나 삶의 방향, 작업의 정체성 등 저에게 집중하는 곳이란 의미가 큽니다. 실제로 창가의 식물들에게 물을 주거나 뜻없이 가만 들여다보며 돌봄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다른 의미에서 작업과 같이 저의 시선과 취향을 투영한 작은 세계라는 공통점을 가진 공간입니다. 하나하나 저의 선택으로 수집되고 배치된 저만의 영역이자,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듯 집 안에 축적된 저의 데이터들이 저라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양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만의 숲을 쌓아 눈덩이처럼 굴려 하나의 산을 완성하고, 여러 산을 지어 산더미를 만들 계획입니다.(웃음) 근래에는 시유에 대한 욕심이 생겨 유약 실험을 해볼까 합니다. 조각이 아닌 유약으로 나무 질감을 낼 수 있다면 기존의 나무 오브제와 색다른 이미지의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유가 생긴다면 나무 오브제와 버섯 오브제, 산 오브제 같은 도자기 오브제 뿐만 아니라 이끼 오브제나 솔방울 오브제처럼 자연 속 요소들을 도자기와 어우러지는 타 소재를 활용하여 제작해 볼 생각입니다. 새로운 소재가 더해진 숲을 제시하고 작업세계관을 확장시켜 저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 속 세상을 여러분에게 공유하고 싶습니다.
김예진
2021 성신여자대학교 공예과 졸업
2021~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공예학과 재학중

참가
2021 공예트렌트페어참여
2021 < 플라잉 고스트 랜드 >
2022 홈테이블데코페어참여

e-mail: yj206357@gmail.com
instagram: @avoirbleus